가몽

2013/11/05

마녀의 조건 – 전력을 다하지 않는 자에게 진실은 없다!

아름다운 꿈, 2004 년 7 월 13 일

이 드라마의 소재는 ‘여선생과 제자의 사랑이다. 아마도 이런 소재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뻔한 스토리 라인을 떠 올릴 것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도 그런 뻔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작품이라는 점에 동의하게 한다.

진실은 편하고,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이렇게 절규하는 작가의 외침이 귀에서 맴도는 것 같다). 소름 끼칠 정도로 잔혹한  진실의 단면! 우리가 일상에서 편견으로 대치하고 있는 수많은 행복의 허상들에 대해 이 작품은 일침을 가하고 있다. 진실은 목숨을 걸 정도로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에 있다-라고…

결혼을 앞 둔 한 여선생은 한 고등학생을 만난다. 부잣집 아들이지만,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불행한 학생이다. 그리고 그 둘은 서서히 사랑이라는 위험지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당연히 학교에서는 그런 그들을 곱게 놓아두지 않는다. 결국 이 여선생과 학생은 학교를 떠난다. 비윤리, 가족과의 단절, 수치, 파혼, 친구의 배신, 매수, 따돌림과 고립, 생활고, … 그녀의 사랑은 그녀 자신을 비롯해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파멸로 이끈다. 가히 그녀는 마녀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주변에 불행을 만든다. 그러나 그녀는 주장한다.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가 고등학생이었고, 자신의 제자였다라고…

모든 불행한 결과를 감수했지만, 그러나 그 사랑은 결국 다른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의 가치의 차이로 위기를 맞는다.

이 작품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사회는 대부분 그런 상황에 너그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비윤리적인 사건에 대해 반응하는 사회는 스스로 자신의 모순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녀가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사회는 허상의 정체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가족의 허상, 이웃과 친구라는 이름의 허상, 신뢰와 사랑이라는 허울좋은 착각, 등등.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허상의 정체를 보여주기 위해, 오히려 비윤리적(?)인 소재를 대비시켰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작품의 마지막에 가면, 비윤리는 윤리가 되고, 윤리는 비윤리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편견에 매달리는 것은 단 한가지-진실에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왜 이 여선생이 우리에게 그토록 감동적인가를 이해하게 된다.-그녀는 아주 단순한 자신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내가 일상에서 사회가 만들어 준 통조림과 같은 가치관 안에서 편안함을 즐기고 있는 것이 때로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모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한 조각의 진실과 행복을 위해서일지라도 모든 것을 걸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어쩐지 내 위치가 진실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게 만든다.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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