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몽

2013/11/05

영어 강의를 듣는 것은 가장 멍청한 짓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습에 중점을 둔다. 물론 운전학원에서는 이론 부분도 다루어 주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습을 제대로 하고 싶어 한다. 운전하기 위해 이론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필자는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자전거 타기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계속 넘어지면서도 자전거를 타볼 뿐, 굳이 중력에 관한 이론이나 힘에 관한 이론 등을 공부하지 않는다.

왜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운전을 하는 것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것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이나 설명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딱히 비율을 말하자면 이론은 5% 이하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고, 95%는 실습이 필요하다.

운전이나 자전거 타기, 수영, 댄스 등에서 이런 논리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이 명백하다. 그래서 ‘이론은 아주 조금, 실습은 아주 많이’가 거의 암묵적인 원칙이 되어 있다. 이런 종류의 학원에 가면 학원에서도 실습에 시간을 많이 쏟게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같은 계열임에도 영어 쪽으로만 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왜 사람들은 직접 해보는 시간은 늘이지 않고 강의만 듣고 있는가? 지금 이 시간에도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강의들(동영상 강의 포함)을 상상하면, 그 수많은 헛수고에 마음이 아프다. 만드는 사람은 만드는 사람대로, 그걸 듣는 사람은 그걸 듣는 사람대로 모두 협력해서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눈에 보인다. 20 년 동안 문법 강의를 들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영어 문장은 못 쓴다. 최선을 다해 영어 회화 학원도 다니고 동영상 강의도 들었다. 하지만 “Good morning, How are you?”를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아마 교통 사고 당해서 피가 철철 나도 병문안 온 사람이 “How are you?”하고 물으면, 자기도 모르게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할지도 모른다. 영어 학습은 자전거 타기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직접 하지 않고 남이 하는 것만 들으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실 필자는 중-고등 학교 시절에 영어를 일종의 암호문 해독 놀이로 생각했다. 그래서 문법 공부에 치중했다. 영어 회화는커녕 단어를 외우거나 영작 등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사전을 갖다 놓고 암호문을 해독할 수 있으면 즐거웠고, 만약 어떤 문장을 해석하지 못하면, 그 문장을 해석할 수 있는 문법적 지식을 찾는데 심형을 기울였다. 이것이 필자가 외국인들과 같이 일을 하기 전까지의 영어 학습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 시절에도 한 가지 의문은 있었다.

“왜 나는 그렇게 많이 문법을 공부하는데도 필요한 문법을 전부 기억하지 못하는가? 아니, 도대체 필요한 문법을 전부 기억는 것이 가능한 건가?”

그리고 나는 답을 찾아 냈다. “문법만을 공부해서는 절대로 필요한 만큼의 문법을 익힐 수 없다”-가 정답이다. 물론 영어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 문법을 공부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문법 학습만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모래 위에 글씨를 써놓고 지워지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은 짓이다. 문법 학습으로 영어 구조에 대해 마음이 조금 열렸다면, 영어를 쓰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내부에서 문법은 문법 그대로가 아닌, 말을 만드는 힘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여기까지는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한탄한다.

“하지만, 영어를 쓸 기회를 갖기가 힘들죠.”

한국에서는 영어로 대화할 상대를 찾기 쉽지 않다. 설사 있더라도 자신의 영어레벨이 너무 낮으면 사실 대화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시야를 너무 한 곳으로만 제한한 것은 아닐까?

영어를 쓴다는 것은 꼭 외국인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과 영어로 말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간단하고, 또 필수적인 것은 혼자서라도 자주 영어 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영어 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은 자신의 마음의 문제일 뿐, 딱히 어떤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단히 위력적이다. 왜냐면 쓰는 것은 듣기나 읽기와는 전혀 다른 활동이다. 듣기나 읽기는 어느 정도 수동적이지만, 쓰기는 완전히 능동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몽의 코스웨어는 필자가 외국인들과 함께 일할 때, 그 원형을 만들었다. 그 때, 영어를 급속하게 신장시키기 위한 훈련이 절실했는데, 마땅히 학원이나 공부할 시간을 찾을 수 없었다. 그 때 컴퓨터가 눈 앞에 보였다. 그래서 필자의 기억 리듬과 적절한 난이도 순서에 맞춰서 영작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문법 책의 내용은 잊어도 문장은 제대로 쓸 수 있었고, 듣기와 말하기 능력도 자극되어서 더 빨리 발전하였다.

혹시, 지금도 열심히 강의만 듣고 영어 문장은 한 달에 한 개도 만들어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필자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당신은 평생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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