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몽

2013/11/05

단세포적 인간이 영어를 더 잘 배우는 이유

가몽은 영어 학습에 관한 진화적 모델로서 Mind Mechanism Model을 개발하였다. 우리는 이를 통해 발견한 원리와 기법들을 이용하여 학습자들의 다양한 학습 유형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서 우리는 학습자는 자신도 모르는 습관적 학습 행동 패턴이 있다는 알 게 되다. 이러한 행동은 학습자 개인의 성장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되고 강화된 것으로, 개인은 의식적으로 이러한 행동을 제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무의식적 학습 습관은 때때로 특정 분야의 학습에 장점이 되거나 장애가 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명백하게 장애가 되는 학습 행동인데도 학습자는 그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결점처럼 보이는 학습 능력에 대한 대처 행동이다. , 겉으로 보기에 별로 지적인 능력의 결함이 없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특정한 과제에 매우 약한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기 경우를 보자. 수학이나 과학 문학 등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릴 때에는 초등 학생 수준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보통 소질이 없다는 말로 상황을 정리한다. 그러나 소질이나 적성이란 매우 애매하고 불확실한 말이다. 그것은 결과적인 징후들에 대한 표현일 뿐이며, 진정한 의미의 어떤 이유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슬기모임(가몽의 전신)은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자들은 나름대로의 습관적인 학습 행동의 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틀은 과제의 적합성과는 무관하게 무의식적으로 계속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설사 해당 과제에 그 학습 행동의 틀이 맞지 않고, 때로는 엄청난 비효율의 원인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습자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특히 원초적 언어 학습 행동 패턴은 일반적인 다른 학습을 하기 이전에(아기 시절에) 이미 습득해버리고, 그 이후에는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한 이차적인 학습 행동 패턴이 고정화 되면서 언어 자체의 학습이 아닌 다른 주제의 학습 과제들에 집중하게 된다(물론 모국어의 언어 능력도 계속 발달하지만, 이 때의 언어 능력은 아기 시절의 원초적 언어 학습 과제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따라서 유년기를 지난 학습자의 경우에는 이차적 학습 행동 패턴이 고정되므로, 원초적 수준의 언어 학습에서 조차도 그러한 행동 패턴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려 한다. 그리고 이것은 모국어와 전혀 다른 외국어를 배울 경우,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이런 점은 개인의 습성과 조건화된 무의식과 관련되므로, 의식적으로 제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슬기모임의 실험 시뮬레이션에서는 자연스런 상태에서 의식적으로 이런 종류의 학습을 수행하는 경우, 800 배의 노력이 든다고 분석되었다. 따라서 이미 언어 발달적 의미에서 성인(12 세 이상)이 되어버린 학습자가 의식적으로 이런 자극을 포착하고 학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점은 특히 논리적이고 분석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한국인과 일본인 중 소위 날카로운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의 대다수가 풍부한 어휘와 영어 문법 실력을 가졌으면서도, 동일한 수준의 어휘력과 문법 지식을 가진 일반인에 비해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는 이들이 아동기를 지난 후에 나름대로 이차적 학습 행동 패턴을 보통 사람보다 더 고도한 단계로 발전시켰으며, 이는 언어 이외의 주제(가령 수학이나 물리학, 철학, 역사학 등등)에는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동시에 한국어(일본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 구조를 가진 영어 학습에는 막대한 장애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역설이지만, 이들의 모국어 구사 능력은 매우 훌륭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국어와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진 언어 학습에는 대단히 약하다.

강조하지만, 원초적 언어 학습 과제를 습득하는 능력은 이차적 학습 행동 패턴이 덜 발달된 사람일수록 더 유리하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소위 단세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영어 회화를 배우는 데에는 대단히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지적이고 분석적인 경향을 보이는 학습자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는, 대부분 이들이 영어 학습에 엄청난 노력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학습자들의 취약점을 일반인들은 간과하기 쉽다. 이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이미 멀고 먼 옛날 아기 시절에 이미 졸업해버린 원초적 학습 과제에 다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인데, 지적인 사람일수록 이런 과제를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아니 의식이 너무 활동적이어서 무의식의 활동 영역이 상대적으로 축소된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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