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몽

2013/11/05

양다리 걸치기 전략

여기 두 명의 남자 올페우스와 헤라클레스가 있다. 당신이 여자라면, 당신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올페우스는 키가 크고 미남에 센스 있고, 다정다감하다. 반면 헤라클레스는 작달막하고 다부진 체격에 이성적이고, 성실하며, 현실에서 벌어지는 어려운 일들을 능숙하게 처리한다. 올페우스는 변덕스럽고, 헤라클레스는 유머 센스가 떨어진다. 올페우스는 별로 부유하지 않고 앞으로도 별로 부유해질 것 같지 않지만, 헤라클레스는 지금도 부유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더 부유해질 것 같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연애는 올페우스와 하고, 결혼은 헤라클레스와 하겠다고 대답할 것 같다. 상대를 정하는 데에는 각자의 척도가 있겠지만,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양다리 걸치기가 최선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눈치챘겠지만, 올페우스는 영어 학습에서 감각 영역을 의미한다. 헤라클레스는 이해(사고)의 영역에 해당한다. 외국어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모국어 소리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이 것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의식이 활동하는한, 모국어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올페우스가 필요한 이유이다.

올페우스와 같은 남자와 연애를 하려는 여성은 어느 정도 눈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들을 일일이 신경쓴다면, 올페우스와의 연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어의 감각(듣기) 학습은 올페우스와의 연애와 같다. 모국어라는 강력한 현실로부터 동떨어져서 약간은 비현실적인 소리의 세계에 집착해야 한다. 왜냐면, 외국어 소리는 모국어 소리 체계를 통해 들으면 매우 이상한 소리가 되기 때문에, 외국어는 대단히 비현실적이고 이상한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말도 안되고 비현실적인 소리이지만, 말이 되고 의미가 있다고 강력하게 고집(?)부리는 상태가 없다면 외국어는 시작부터 불가능하게 된다. 상대에게 눈이 멀어서 부정적인 것이 보이지 않는 상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외국어의 불합리한 소리 체계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상하고, 뒤죽박죽인 현상(영어의 소리)을 의미 있는 뭔가로 받아들이려는 강력한 고집(?)이 필요한데, 영어를 이유없이 좋아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나 외국어를 배우려는 의지만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문제이다. 사실 누군가에게 눈이 멀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 현실의 여러 가지 제약 사항들과 무관하게 누군가를 좋아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올페우스와의 교제를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동시에 이해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하는 외국어 듣기의 첫 관문을 통과하기 힘들 것이다.

이해하지 말라! 그리고 그 존재를 들어라.-가 올페우스와의 교제이다.

인간은 뭔가 생각하는 순간 대부분 모국어의 바다를 열심히 헤엄치게 된다. 어려운 문제를 외국어로 생각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이 쉽지 않은 선택을 하고 실현을 위해서 작은 문제들부터 차근차근 지치지 않고 하는 사람이 헤라클레스이다. 그는 결코 도약을 믿지 않는다. 허황된 기대는 그에게 용납되지 않는다. 헤라클레스와의 교제는 인내와 집중을 필요로 한다.

한 개의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현실에서 적용되는 힘을 찾아내고, 그것을 자신의 힘(생각하는 힘)의 한 부분으로 축적하는 근성을 가진자만이 외국어를 현실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한 개, 한 개의 단어를 모아서 견고하고 거대한 건축물과 같은 사고 체계를 짓는 인간이 헤라클레스인 것이다. 외우는 것은 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쌓아 올리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일정 높이가 되면 무너져 내린다. 많은 한국인들이 영어 학습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페우스는 외국어를 현실의 존재로서 파악하는 능력이다. 헤라클레스는 흩어져 버릴 수 있는 미미한 존재들을 엮어서 거대하고 견고한 구조물을 만드는 능력이다. 확실히 외국어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 두 능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올페우스와 헤라클레스, 그 둘은 모두 나의 영어 능력을 위해 필요한 존재들인 것이다.

가몽이 통합 훈련 패키지를 만드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듣기는 감각적 능력을, 영작 연습은 영어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이다. 이둘이 떨어져서 별도로 학습되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이 둘이 합리적인 계획 아래 교차 학습되었을 때, 어학 능력은 배가 된다. 가몽의 코스웨어는 양다리 걸치기 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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