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몽

2013/11/05

외우는 것이 오히려 독인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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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는 일단 외워야 뭔가 된다. 외우지 않고는 단 한 걸음의 진전도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우는 것이 독인 경우가 많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기본적인 발음 학습을 무시하고 발음을 외우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있는 분들은 가장 기본적인 발음 훈련을 건너 뛰려고 한다. 영어를 배울 때, 으레 나타나는 조급증이다. 그래서 대부분 이 분들은 밑빠진 독에 물 붓다가 포기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다. 모두 조급증이 일으키는 악순환이다.

조급증을 가지고 외우는 것들은 모두 독이 되기 쉽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조급증 환자들은 먼저 가장 기초적인 자음과 모음의 발음을 무시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기본 발음들을 가상의 발음으로 대치한다. 이 발음으로 단어를 만들고, 문장을 만든다. 한국어 발음도 아니고 영어 발음도 아닌 것 같은 그 무엇이다. 사실 영어 듣기의 30%는 이 단계에서 결정된다. 가장 기초적인 자모의 원형을 제대로 익혀야, 그 발음들이 어우러져서 어떻게 변형이 생기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허상의 발음을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사람에게는 발음의 변형에서 제대로 된 패턴을 알아채지 못한다. 즉, 그는 소리의 늪을 헤메게 된다.

진전이 없어지게 된 그는 발음 변형의 패턴에 주의를 기울이기 보다는, 한국말로 영어를 복사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원어민이 “I’m going to …”라고 하면, 자신에게  ”아임고너….”라고 들려준다. 사실 물리적인 소리의 형태만 보면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다. 원어민은 발음의 변형 패턴에 따라서 그런 발음을 한 것이고, 조급증 환자들은 단지 유사한 소리로 기록해 놓은 것이다.

패턴은 많은 양의 정보를 생략하게 한다. 따라서 패턴을 발견하게 되면 기억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것이 원어민이 매우 다양하게 발음하더라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패턴과 상관없이 소리만 복사해서 외운 한국인들은 모든 변형 발음에 대해서 외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대로 못듣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문제는 가상의 소리로 단어나 표현을 외우면, 이 가상의 소리 덩어리가 원어민이 말하는 말들을 오히려 못 알아듣게 만든다는 점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model’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 [모델]이라고 읽는데 익숙해진 사람은 원어민의 발음에 대부분 당황할 것이다. 한국인들은 ‘word’와 ‘world’, ‘right’와 ‘light’의 발음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film’도 못알아 듣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가장 기초적인 자모음의 발음 방식을 소홀히 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기초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발음 변형의 패턴을 받아들일 수 없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film은 [필름]이라고 소리를 만들고 ‘right’와 ‘light’를 모두 [라이트]라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단어를 100 개, 1000 개, 2000 개 외워 나가기 시작하면, 그 모든 기억들이 보다 철저하게 영어가 들리지 않도록 차단할 것이다. [필름], [라이트], [월드]라는 소리로 가득한 한국인의 마음 속에 film, right, world라는 단어가 들릴 리가 있겠는가?

한 걸음 나아가서 불쌍한 한국 학생들은 student는 의미는 학생, 명사이고, 가산 명사이고, …. 와 같은 식으로 공부한다. 그리고 단어 공부를 한답시고 bill의 의미는 청구서, 계산서라고 외운다. 그리고 bill이 지폐 혹은 증권이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 문장을 만나면 번역을 포기한다. 영어가 한 단어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정책은 한국어와 너무 다르다. 불행하게도 한국 학생들은 전혀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영어 단어 한 개에 한국어 단어 한 두 개를 대응시키는 방식으로 외운다. 그들은 영단어가 이해의 대상이라고 하는 점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이런 학습 패턴은 결국 독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영어는 문맥에 따라 같은 단어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된다. 그러므로 이해를 동반하지 않고 단순히 영어를 외우기만 한다면, 한 개의 단어에 붙는 너무 많은 뜻에 좌절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학생들이 택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참고서에 나오는 몇 개의 의미를 영단어에 갖다 붙여서 외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가 적용될 수 없는 문장을 만나면 오역을 하거나 번역을 포기하는 것이다.

외우는 것에 초점을 맞춘 단어 학습은 지겹고, 오역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어휘를 이해하는 방식을 취하면, 흥미가 생기기도 하지만 의미의 확장에 일정한 규칙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외우는 부담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전혀 생소한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를 만나게 되더라도 오역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성인들이 가장 기본적인 발음의 형태를 익히고, 덤으로 가장 기본적인 영어 문형을 확실히 습득할 수 있는 가몽의 코스웨어는 [영어 회화 초급] 시리즈이다. 표준적인 발음과 표준적인 발음의 변형 유형을 익힐 수 있는 문장 샘플들로 구성된 코스웨어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든 이 코스웨어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설사 사용자가 상당히 고급 영어를 사용할 수 있더라도, 듣기 혹은 발음이 약하다면, 이 코스웨어를 확실히 습득할 것을 권장한다.

더불어 이 코스웨어의 [단어 개념 훈련]과 [단어 듣기 훈련]에는 약간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이 비밀은 위에서 말한 단점들을 보강하기 위해서 만든 것인데, 사용자 스스로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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